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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지는 집의 새벽편지 5 오하근선생께 2004-03-14 03:04
작성자 : 鄭洋 




  나는 요새 몸이 좀 아프다. 감기라고 한다. 곧 나을 것이다. 이곳에서 살아야 하는 통과의례쯤으로 여기고 있다. 지금 민주당이 겪는 시련도 그 비슷한 통과의례쯤 되지 않겠나 기대하고 있다. 나는 여기서 매일 ytn을 보고 있는데, 전주에 있었더라면 요새 너하고 술 꽤나 마셨을 것이다. 공영방송에 세뇌된 그 답답한 사람들 중에 우리 주변 사람들도 섞여 있다니, 우리 술맛이 더 깊어지지 않았겠느냐.

  탄핵정국이 아니더라도 어차피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패하게 되어 있다. 이번 탄핵정국으로 호남이 더 손해 볼 건 없지 않나 하는 게 내 생각이다. 호남이 옛날보다 더 참담하게 왕따당할 거라는 생각이 겨우내 나를 우울하게 했고, 꼭 그것 때문만은 아니지만 이곳에 오면서도 나는 내내 귀양길이나 망명길에 오르는 기분이었다. 우리가 가끔 했던 얘기지만, 대북송금특검 이후 탄핵정국에 이르기까지 나는 이회창보다 노무현이 더 밉다. 지난 대선 때처럼 두 사람이 또 출마한다면 나는 서슴지 않고 투표를 포기할 것이다.

  오마이뉴스에 보니까 우리나라에서 글줄이나 쓴다는 젊은 애들도(나와 가까운 사람도 여럿이던데) 모두 탄핵을 반대하는 것처럼 한 마디씩 했더구나. 그거 몇 조금 못 간다. 지금은 공영방송의 횡포에 휩쓸려 저런 머저리짓들을 하고 있지만 머잖아 사람들은 배신당한 사람들의 아픔과 진실을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다만 그 기간이 문제일 뿐이겠지.

  탄핵 전의 기자회견도 보았다. 그 자리에서 측근들을 변호하는 것은 아마도 그들의 입을 막아두려는 꼼수였겠지?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고 그 기자회견을 계산된 詐術꼼수로 여기는 이들도 있던데, 그런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지만, 그게 사실이라 하더라도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 아니겠느냐. 글을 쓰다 보니 너를 위로한답시고 자꾸 내 생각만 늘어놓고 있는데, 맛없는 얘기 그만하고 딴 얘기나 좀 하자.

  요새 젤로 맛있는 게 담배던데, 너 담배 아직 못 끊었지? 나는 아직도 생각 중이다. 이곳 봄꽃들 중에서 일찍 핀 것들은 다 시들고 있다. 요새는 벚꽃이 피는 중이다. 꽃은 피지만 이곳 날씨도 영 엉망이고 내 맘구녁도 영 엉망이라서 춘래불사춘이라는 말이 참 새삼스럽다. 봄이야 가든 말든 정말로 봄이 왔구나 싶을 때 담배를 끊어볼까 한다. 그리고, '지홍이네 삼춘에게' 라든지 뭐 그럴 듯한 말 다 놔두고 네 글 첫머리가 그게 뭐냐? ‘양에게’라니? 조카녀석에게 일러서 손 좀 보라고 해주랴? 금요회 식구 중에도 여의돈지 광화문인지 가자고 하는 사람 혹시 있거든 내가 단단히 손봐준다고 좀 전해다오. 니 이메일 주소 좀 알려다오 내 이메일은 jyang1314@hanmail.net 이다. 총총.


[2006-12-01 16:31:51 에 등록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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