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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쳐 쓴 시 (2003. 3.6)
작성자 : 鄭洋 


한 치 앞을 모르는 1


사람살이 허망하여
한 치 앞을 모르고들 살거니와
사람같이 독한 게 없어서 사람은
이 세상 마지막까지
남아 있을 거라고도 하거니와

기왕에 망가질 세상이라면 한 치라도
먼저 갉아먹고 보자는 건지
아름답고 넉넉하기로 소문난
변산반도에 금만평야에 한 치 앞을 모르는
아슬아슬한 뚝을 쌓고 있다

아름답던 산들을 허물어 묻어버린
아득한 회범벅 위에
이 세상 마지막까지 기필코
남아 있겠다는 듯이
한 치 앞을 모르는 허망하고 독한 것들이
나들이 승용차들이 관광버스들이 꼬리를 물고
아슬아슬한 바다를 구경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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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치 앞을 모르는 2


갈라서고 싶다고
어쩌면 좋으냐고 물어올 때

이런저런 핑계대지 말고 딱 갈라서라고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말을
간신히 참는 때가 더러 있다

이게 영 아닌데 싶을 때
무식하게 딱 갈라섰더라면
피차 얼마나 좋을까마는
이도저도 못해 죽지 못해 산다는
한평생을 원수처럼 사는  

그런 게 다 인연이라고
함부로 갈라서는 게 아니라고
도 닦듯이 골백번 다짐하면서 골백번
뉘우치면서

전라도 김제 만경 지평선과 수평선들이
변산반도와 고군산열도와 동진강과 만경강이
이게 아닌데 영 아닌데 골백번 뉘우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죄 저지르고 있다

[2006-12-01 15:58:47 에 등록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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