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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권의 원죄 (2003. 5.16)
작성자 : 鄭洋 


노무현정권의 원죄
  
  홍명희의 명저 『임꺽정』에는 통돼지를 모닥불에 구워먹는 송도(개성)의 풍속이 소개되어 있다. 모닥불에 익은 그 돼지고기를 송도 사람들은 '성계육'이라는 이름으로 뜯어먹는다. 송도사람들이 다투어 뜯어먹던 그 '성계육'은 위화도 회군으로 비롯된 이성계적 배신을 두고두고 씹어먹고 싶은 민중적 앙갚음이었을 것이다.
  
  위화도 회군은 이성계의 원죄다. 조선왕조는 제발이 저려서 나라가 망할 때까지 그 역모 컴플랙스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툭하면  역모사건이 불거지고, 그 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귀양가고 했다. 실제로 있었던 역모사건보다 권력다툼으로 날조된 역모사건이 훨씬 많았다.

  여운형 김구 등을 암살하고 반공의 깃발로 친미 단독정부를 세워 분단을 고착화시킨 이승만 정권의 원죄는 암살쯤 되나? 친미쯤 되나? 신탁통치 반대쯤 되나?  박정희 군사쿠데타의 원죄를 대물림하기 위하여 전두환은 광주학살을 저질렀고 노태우의 삼당야합은 그 원죄들을 희석시킨 김영삼 정권의 원죄로 대물림된다. 정권교체를 위하여 자민련과 공조했던 김대중 정권도 마찬가지로 그 원죄의 희석효과에 적잖게 기여한다.

  문민정부니 국민의 정부니 참여정부니 하면서 부지런히 옷들을 갈아입고는 있지만 곰곰 새겨보면 그들은 한결같이 또 다른 원죄를 덧씌워 이성계를 이승만을 박정희를 대물림했을 뿐이다. 그 원죄들은 모두 우리 역사와 민족의 뒷덜미에 꽂히는 배신의 칼날들이었다  

  신라의 삼국통일 이후 오늘에 이르도록 대한민국은 강대국의 속국 아닌 때가 단 하루도 없었다. 그 속국의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으뜸 조건이 강대국에 눈높이를 맞추는 일이고, 그 다음에 개발된 것이 역모를 날조하여 권력유지의 걸림돌을 제거하는 것이고, 그리고 최근에 개발된 것이 지역감정이라는 구더기탕에 눈높이를 맞추는 일이다.

  대북송금 특검을 음험하게 유도하여 용감하게 수용해버린 노무현정권은 그 눈높이들 맞추기에 성공했노라고 자평하면서 표정 감추기에 애를 쓰고 있는 것 같다. 유인태라는 정무수석의 말에 의하면 대북송금특검수용이 한나라당을 위하여 노무현 정권이 보낸 특별 선물이라고 한다. 아무리 표정을 감추더라도 부시 눈높이와 영남 눈높이를 동시에 맞추어 꿩 먹고 알 먹고 걸림돌까지 제거하려는 그 속내가 다 드러나고 있다.

  대북송금특검수용, 그것은 우리 역사의 뒷덜미에 꽂힌 배신의 칼날이다. 그것은 더러운 눈높이들에 맞추어 민족의 장래와 자존심, 동북아시대와 민족화합, 동서화합과 노무현 정권의 바탕을 한꺼번에 치명적으로 까먹은 원죄다. 치욕적 외교나 신당창당도 모두 그 원죄와 긴밀한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를 대물림하여 참여정부가 저지른 원죄, 그 잘못 끼워진 첫 단추는 두고두고 이 나라를 괴롭힐 것만 같다. 자산과 부채를 다 인수하겠다던 노무현정권은 마침내 그 원죄만 골라 인수했는가.

  이민 떠나고 싶은 젊은이가 절반도 넘는다는 뉴스를 듣고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 참담하다. 이민도 못 간 젊은이들은 앞으로 통닭구이나 통오리구이나 통돼지구이들을 또 누구 이름으로 뜯어먹을 것인가  

[2006-12-01 16:02:04 에 등록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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