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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질 급한 사람 말 더듬듯 (2002.3.14)
작성자 : 鄭洋 


성질 급한 사람 말 더듬듯 그렇게 오는 봄도 있고
  도둑놈처럼 예고도 없이 갑자기 오는 봄도 있습니다.
  꽃물결이 도둑떼처럼 북상중이라고 합니다.
  돈 먹고도 끝끝내 안 먹었다고 북북 우겨대는 사람들처럼
  봄이 오려면 아직도 멀었다고 나도 한사코 우겨봅니다.
  깜빵에 끌려가면서도 안 먹었다고 북북 우겨대는 사람들처럼
  꽃구경을 하면서도 봄이 오려면 아직도 멀었다고
  나는 끝끝내 우길 작정입니다.
  봄이 오거나 가거나 내팽개치고 사는 게 나을까요? 아니면
  그렇게 우겨보는 쪽이 그나마 나을까요?
  깜빵에서 풀려난 뒤에도 돈 먹은 일 없다고 뻑뻑 우기는 사람들처럼
  봄날이 서둘러 지나간 뒤에도 나로서는
  봄이 오려면 아직도 멀었다고 악착같이 우기고 있을 것만 같습니다.
  너 돈 먹었지? 먹었지? 먹었지? 먹었지?
  돈 먹고 봄날 기다렸지?
  봄비가 끈질기게 나를 문초합니다.
  서둘러 지나가뻐릴 봄날이 미리부터 아깝습니다.

[2006-11-27 19:41:44 에 등록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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