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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 民畵 5 재회 再會
작성자 : 鄭洋  (홈페이지)


민화 民畵 5

재회 再會

궂은비 오는 늦가을, 버젓이
안방문 두드리며 또 도둑이 왔다
다녀간 지 한 달이 채 안 됐는데
이번에는 새벽 아닌 초저녁이다

  “아니, 머슬 또 훔치러 완냐 이 도동노마”
말은 사나워도 깜짝 반기는 말투다
  “야가 하도 보채싸서 이러케 안 완능가“
도둑이 제 배꼽 아래를 가리키며 능청을 떤다

방에 들어서자 서로 와락 껴안더니
다투어 위아래를 더듬는다 한 손으로
담뇨를 펴는 여산댁 손길이 더 바쁘다
등잔불 끄고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짐작만으로 서로 옷을 벗긴다

도둑이 길 터주는 대로
여산댁이 따라다니고
여산댁은 더 깊은 골짝으로
도둑을 끌어들인다

갑자기  내뱉는 도둑의 거친 숨소리와
그걸 덥석 맞받아먹는 여산댁 몸소리가
방 안 소리들을 천천히 삼킨다  
모든 소리 다 잦아든 캄캄한 적막이
땀에 젖은 알몸들을 후줄근히 감싼다

  "그러케 조아?”
  “야한티 무러바 이 날도동노마”
여산댁이 쥐고 있던 도득의 거시기를 흔든다
  “인자 도동놈 소리 좀 빼먼 안 되까?“
  “한 번 도동노믄 평생 도동노미다
   너넌 오널 왜 년짜럴 빼멍냐?“
  “암만혀도 내가 동상 가터서 그려”
  “나 뒤야지띠다 너넌?”
  “나넌 퇴끼띠, 인자 누니미라고 허까?”
  “누니미던 첩녀니던 꼴리는 대로 혀
   그런디 너넌 허우대가 이러케 멀쩡혀가꼬
   헐 지시 업서서 도독지리나 험서 사냐?“
  “배운 거시 도독질뿌니라 도독질험서
   가막소 드나드름서 사능 게 내 팔짱개비여“
  “쓰잘떼기 엄넌 소리 작작혀 이 도동노마
   오널 심 마니 써쓰닝게 한 소금 시들고 나서
   지비를 가던지 지라를 허던지 혀”

밤이 깊었고 도둑은 잠이 들었다
도둑 알몸에 홑이불울 덮어준다 나란히 누은
여산댁도 알몸인 채로 깜박 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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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06 13:09:27 에 등록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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