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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 民畵 7 앵속 얻기
작성자 : 鄭洋  (홈페이지)




민화 民畵 7

앵속 얻기

정월대보름날 팔아먹은 더위가
각설이처럼 죽지도 않고 찾아와
어떤 이들은 여름내 가으내 배앓이를 한다

시도때도 없이 아랫배가 살살 아프고
칙간에 가면 찌지지직 별 나오는 것도 없이
싸도 싸도 또 못 참게 싸고만 싶은
그런 고약한 더위를 먹은 한익이가
민망한 맨손인 채로 윤생원을 찾아간다

  “배 아퍼서 완냐? 니가 누구더라?”
  “예, 양지뜸 흥짜 만짜 아덜 하니깁니다
   아래빼가 살살 아퍼싸서 뵈러 와써유 ”
며칠 전 땡공영감에게 시달렸던 걸 속으로
다행이라 여기며 짜짜를 섞어 한익이가 대답한다
   “응, 그려, 흥마니 아덜이구나. 흥마니가
    아더럴 똑똑허게 참 잘 키원네
    여그 온 기메 내 등짝 좀 글거줄래?“
   “예, 어디 께를 글거드릴까유?”
윤생원이 곰방대로 오른쪽 등을 두드리며
한익이를 등지고 돌아눕는다
곰방대 두드린 쪽을 한익이가 살살 긁는다
   “어어 시원허다 되야따 되야써,
    우리 똑또컨 흥마니 아덜노미 손끄또 야물구나“
곰방대를 허리춤에 지른 윤생원이
헛간으로 들어가 시래기처럼 엮인
뿌리까지 달린 마른 앵속 한 줌을 가져온다

   “이거 물 두 대접 냄비여다 너코
    반 시간쯤 팔팔 끄려서 미지근혀지먼
    한꺼버네 마셔뻐려라“
   “예예, 고마워유 고마워유”

그 앵속 끓인 물 마시고 나면
오래 시달리던 배앓이도 거짓말처럼 가라앉는다

앵속 얻으러 오는 아이들에게
등 긁어달라 노래 해봐라 어깨 주물러달라
이것저것 시키는 게 맨손의 아이들
덜 미안하게 하려는 윤생원의 속내인지
그냥 윤생원의 버릇인지는 아무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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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3 19:03:45 에 등록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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