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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 民畵 10 가물치 낚시
작성자 : 鄭洋  (홈페이지)



민화 民畵 10

가물치 낚시


용식이가 가물치 낚시 가자고
수일이와 한익이만 따로 불러냈다
몇 마리 잡힐지도 모르면서
여럿이 가면 가물치 나누기가
잡기보다 더 어려울 거라고 했다

갈치 뱃속에서 나온 굵은 낚시바늘에
두어 발 남짓 굵은 낚싯줄을
지팡이만 한 막대에 묶은 다음
논두렁 근처 개구리를 잡는다
개구리 입에 성냥개비 분질러 끼워
입 못 다믈게 한 뒤 개구리 등에
갈치낚시바늘을 끼우면
용식이 가물치 낚시 준비는 끝난다

수일이와 한익이는 가물치 담을
커다란 양철통을 번갈아 들고
용식이는 입 벌린 개구리를 들고
들판 가로지르는 부용강 옆구리
둠벙으로 간다 둠벙 둔덕 가까운
물풀들 사이 두리둥실 엉긴
가물치 알만 찾으면 된다

물풀들 사이 두리둥실 엉긴
가물치 알 더미에 개구리를 던지면
시키쟎아도 개구리는 네 다리를 내두르고
가믈치 알들이 벌어진 개구리 입으로
들어갈 듯 들어갈 듯한 바로 그 때
그 밑에서 맴돌며 지키던 가믈치가
덥석 개구리를 삼킨다
가믈치도 내외가 정해져 있는지
가믈치 알들이 엉긴 자리에서는
꼭 두 마리씩 쌍으로 잡힌다

꼬맹이들은 그날 두 군데서
어른 팔뜩만 한 가믈치 네 마리를 잡았다
무슨 일인지 수일이는 아까부터
수심에 잠긴 듯 말을 거의 하지 않더니
용식이더러 가물치 한 마리만 달라고 한다

한익이 수일이 한 마리씩 주고
두 마리는 자기가 가져야지 싶던 용식이가
얼른 그러라고 고개를 끄덕인다
가물치 담긴 양철통을 들고 수일이가
물풀덤불에 가물치 한 마리를 풍덩 내던진다
고맙다는 듯 물풀 위로 함 번 치솟더니
가물치는 다시 물풀더미에 잠긴다

  “아니, 너 시방 미천냐 이게 머더넌 지시다냐?”
용식이가 화난 듯 묻고
  “가물치 새끼들이 너무 안씨러서...”
수일이는 말을 잇지 못한다

듣고 있던 한익이 혼자
고개를 끄덕인다 엄마 아빠 없이
누나와 단둘이 사는
수일이 속내가 짚여져서다

  “나도 한 마리만 도라”
한익이도 한 마리 꺼내어 물풀에 던진다
이번에는 치솟지 않고 그냥 잠긴다
어이없는 듯 엉거주춤 서 있던 용식이가

  “어쩐지 나도 아까아까부터 꼭
   죄로갈 건만 가터서 소기 껄쩍지근허더라
   오너른 나도 존 닐 한 번 혀보자“

풍덩 픙덩 가믈치들을
더 멀리 물에 던진다

모처럼 어깨동무를 한 꼬맹이들은
당당한 빈 손인 채 개운하게
노을 비끼는 마을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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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27 08:47:26 에 등록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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