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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 民畵 11 미신과 확신
작성자 : 鄭洋  (홈페이지)


민화 民畵 11

미신과 확신

한겨울 주막집 골방 노름판에는
젖은 옥수수 수염 만진 손에
밤새도록 끗발이 선다는 해묵은 미신과
그걸 확신하는 노름꾼들이 있었다
봉순이 할머니 한참 잘나가던 시절의
수북하게 꼬실거리는 사타구니 털을
그 노름꾼들은 옥수수수염이라고들 했더란다

그 골방 노름꾼들은 누구나
막걸리 한 되 값이면 그 수염을
수월하게 만질 수 있었고
수염 흠뻑 젖게 한 남정네들을
여인네는 그냥은 내보내지 않았더란다
봉순이 할머니와 살을 섞으면
끗발 서기는커녕 재수 옴 붙어  
밤새도록 끗발이 죽는다는 미신도
골방 노름꾼들의 확신이었지만

그냥은 안 내보내려는 여인네와
수염 흠뻑 젖도록 만지기만 하고
그냥 나가려는 사내의 실랑이가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고 거의 다
재수 옴 붙더라도 살을 섞었더란다

헤픈 사랑도 세월도 다 잃은
일흔도 넘은 꼬부랑 할머니에게
수염 만지려는 노름꾼도 젖은 수염도
실랑이질도 이제는 없다
옥수수 수염에 얽힌 미신과 확신과
그 실랑이질이 그 마을에는
어느덧 옛날얘기 되어 떠도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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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05 11:08:58 에 등록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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