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洋의 홈



한 몸 되기 그리 쉽던가
작성자 : 鄭洋  (홈페이지)




한 몸 되기 그리 쉽던가


외로움 그리움 쓸쓸함이
쉽게 구분되던
해맑은 시절도 있었다
언제부턴가 그것들
따로따로 짚기가 어렵다

그것들 한 몸 되기
그리 쉽던가 암수컷도 애초엔
한 몸이었다던데 그것들도
애당초 한 몸은 혹시 아니었나

나도 몰래 함부로
몸 섞어버린 그 길을
한밤중 잠네서 깨어
맨정신으로 헤아려본다
..........................................................

봄밤

치매 깊으셨던 우리 천이두 선생님
돌아가시기 몇 해 전
꽃잎 어지럽게 흩날리는 봄밤에
전주 거리룰 정처없이 헤메다가
택시 기사에게 고향에 가자고
한 말씀 내뱉고는 이내 잠드셨고
모처럼 장거리 손님을 태운 택시는
신나게 달려 경기도땅 고양에 와서
선생님을 흔들어 깨웠다던데

어느 발길이 이 봄밤에 또 그렇게
꽃잎 휘날리며 택시를 잡아탈꺼나
고향 가는 길 깊이 잠들었다가
오가는 택시비나 왕창 물어줄꺼나

고향 길 주억거리던 봄밤이
하릴없이 집으로 간다
흩날리는 낯익은 꽃잎들이
도대체 왜 사냐고 다투어 묻는다


[2021-04-15 20:12:15 에 등록된 글입니다.]



Copyright 1999-2021 Zeroboard / skin b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