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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까 외 1편 장현우
작성자 : 김경운 





누구까


                          장현우


요양병원 비닐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마스크 쓴 서로를 말똥말똥 쳐다보다가

엄마의 첫 마디

누구까



갯내가 훅 끼치고 바다가 보이는 섬마을

돌담 골목 사이사이 해 떨어진 줄도 모르고

신명 난 아이들 저녁 먹으라고 불러들이던

그 이름을 잃어버린 것일까

객지로 떠날 때마다

안 보일 때까지 손을 흔들던

그 얼굴도 잃어버린 것일까

소리쳐 이름을 알려줘도

캄캄한 동굴 속에서 자신 없이 새워나오는 말

누구까










때아닌 서리


                           장현우


때아닌 10월에 내린 서리

기온도 영하권으로 뚝 떨어지자

텃밭 것들 풀이 죽었다

잠시 한눈판 사이

잔가지 쳐 가지가지 맺히더니

담이며 울타리며 다 타고 넘어

호박호박 얼키고설키며 열리더니

알맹이만 불쑥 눈에 들어온다

무서리 내려 떠날 것들 떠나고

꼭 남을 것들만 남아 열매 맺는가

알맹이는 알맹이대로 거둬들이고

풀이 죽은 줄기 잎들은

가을볕에 바싹 말리고 태워져

다시 거름이 된다





작가의 눈, 2021 통권 28호















[2022-08-29 08:15:07 에 등록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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