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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 걸린 일
작성자 : 장현우 


2006 <유심> 겨울호에서 퍼옴



목숨 걸린 일

                정 양

살도 빼고 건강하게
오래 살려고들 저러겠지
날 저문 산책길에 나서보면
목숨이라도 걸어놓은 듯
열심히 걷고 뛰는 이들이
요새는 유난히 많다

사람이란 모름지기 목숨 걸 일을 찾아
그 일로 죽어야 한다던
늙어서 병들어 죽는 걸 부끄럽게 여기던
그런 때가 내게도 있었다

따지고보면 사는 게
모두 목숨 걸린 일 아니던가
그 허망한 목숨을 투전판에 돈 걸듯
꼭 그렇게 걸어야 했던가도 싶은데

세상일 허망할수록 더 소중한 게
목숨인가 목숨 걸 일인가
늙어서 병들어 죽는 게 당당한가
아직도 부끄러운가

열심히 걷고 뛰는 이들이
초저녁 별들이 날타리들이
내 느린 걸음을 힐끔거리며
따갑게 물으며 지나간다

[2006-12-25 16:14:08 에 등록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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