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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 民畵 21 두 살 위, 세 살 위
작성자 : 鄭洋  (홈페이지)


민화 民畵 21


두 살 위, 세 살 위

엄마 아빠 없이 동생 돌보며 사는
수일이네 선주 누나는
갸름한 몸매에 살결이 뽀얗고
눈매가 유난히 곱다
동갑내기 수일이와 한익이는
학교에서나 마을에서나 노상
단짝이지만 한익이는 수일이보다
두 살 위 선주 누나를 더 좋아했다

앵두 오디 산딸기 등을 따먹거나 삐비를
뽑아먹을 때도 수일이는 그것들을 제 입에
먼저 털어 넣었고 선주는 수일이를 먼저,
한익이는 선주 누나를 먼저,챙기곤 했다
  
한익이 엄마가 이른 아침
수일이네 집에서 자고 온다는 한익이더러
너는 왜 수일이허고만 노냐고 묻자
  “선주 누나는 왜 그러케 엄니를 마니 달머떼야
   엄니 딸도 아니자녀?“
한익이가 엉뚱한 걸 되묻고
야가 시방 무슨 자다가 봉청 뜬넌 소리냐면서
누가 누구럴 달머딴 마리냐고 또 묻는다

한익이가 느닷없이, 나넌 커서 돈 벌먼
선주 누나한티 장개갈 꺼라며
눈도 깜작이지 않고 단숨에 내뱉는다
  “너 그딴 소리 또 허먼 맞어중는다 잉?”
한익이 엄마가 부지깽이로 을러매자
맞어주거도 좋다고, 나는 이담에 꼭
선주 누나한티 장개간다며 한익이는
맞기도 전에 미리 눈물을 글썽거렸다

어릴 때는 저러기도 허는 거시라고
너무 미주알고주알 상관허덜 말라고
세수 끝낸 한익이 아빠가 낯을 닦으며
한 마디 내뱉고는 방에 들어갔다
허라는 공부는 안 허고 어려서부텀
도라까진 게 꼭 지 애비 닮았다며
한익이 엄마, 땅바닥에 부지깽이를 내던진다
  
암꺼또 모르는 나를 호밀바트로
끌고드러강 게 누구였냐고
먼저 도라까진 게 누구였냐고
방에 들어서는 마누라에게 남편이
너털너털 너털웃음을 털며
바지춤을 털며  다가선다

  “하이고 징혀라, 해장부텀
   이게 먼 지시당가
   하니기 핵교 갈 때까지
   쪼깨만 참꼬 지둘려 잉?“

세 살 더 먹은 나잇값 하느라고
한익이 엄마가 남편 바지춤을 다둑이며
가만가만 타이르듯 속삭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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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10 20:19:59 에 등록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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