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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9일 대선의 역사적 의미
작성자 : 鄭洋  (홈페이지)


3월 9일 대선의 역사적 의미

반민족 친일세력 청산과 반민중 특권 기득권 카르텔의 해체를 위하여
    
한상범(동국대 명예교수, 법학박사)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아주 오래된 '여명의 눈동자'라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여기에 '스즈끼'라는 악질 고등계 형사가 나오는데 이 친일 앞잡이는 수많은 독립 운동가들을 잡아다 고문하고 죽입니다. 아무 죄 없는 사람들에게 '불령선인(일제 강점기 조선총독부에 항거•저항했던 조선인에게 부정적으로 붙인 이름)'의 딱지를 붙이고 누명을 씌우기도 합니다. TV를 보면서 주먹이 불끈 쥐어질 정도로 가증스러웠던 놈입니다. 주인공 하림은 스즈끼에게 가족을 잃은 희생자였는데 스즈끼는 하림도 엮어 넣으려고 수작을 부립니다. 그러던 중 제2차세계대전이 일어나고, 하림은 일본군으로 징병되어 끌려갔다가 탈출해 미군 특수부대에 들어가 독립운동을 합니다.

전쟁이 연합군의 승리로 끝나 해방이 되었고 드디어 세상도 바뀌었습니다.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간 하림은 어느 날 경찰서에 들렀다가 충격적인 광경을 봅니다. 경찰서에서 여전히 부하들을 호령하고 있는 일제 앞잡이 스즈끼를 본 것입니다. 눈이 돌아간 하림은 달려가 스즈끼의 멱살을 잡습니다. 믿을 수가 없어서 소리를 지릅니다.

"스즈끼! 네가 왜 여기에 있어! 네가 왜 여기에 있는 거야! 해방이 됐는데! 스즈끼 이놈!"

멱살을 잡힌 스즈끼는 부하들을 시켜 하림을 끌어내라고 합니다. 하림은 경찰들에게 질질 끌려가면서 악을 쓰지만, 그 모습을 보면서 스즈끼는 침을 뱉듯 말합니다.

"더러운~ 빨갱이 새끼!"

그것은 정말 충격적인 장면이었습니다. 해방이 되었는데도 민족을 배신하고 일제의 앞잡이였던 친일파는 처벌받지 않았고, 독립운동을 했던 사람은 빨갱이로 몰려서 몰매를 맞았습니다. 해방이 되었지만 세상은 바뀌지 않았던 것입니다. 문제는 이게 그저 드라마의 극적인 구성이 아니라, 우리나라 현대사에 실제로 일어났고, 지금도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미군정을 뒤에 업은 이승만은 정권을 장악하기 위해 친일파를 모두 자기 편으로 흡수합니다. 세상이 바뀌어서 처벌을 받을까 두려워 벌벌 떨던 일제의 앞잡이, 조선총독부의 관료들과 순사들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이승만에게 머리를 숙이고 들러붙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6•25 한국전쟁이 일어납니다. 친일파들에게 살 길이 열린 것입니다. 그들은 이제 '빨갱이'를 입에 달고 삽니다.

"빨갱이가 쳐들어온다! 빨갱이가 우리를 죽이려 한다! 우리가 빨갱이로부터 너희를 지켜주겠다!"

그렇게 친일파는 일제시대의 권력을 그대로 유지한 채 건국의 공로자 자리를 차지합니다. 그러나 이승만 독재시대에 승승장구하던 그들은 다시 한 번 위기를 맞습니다. 1960년 4•19혁명이 일어난 것이지요. 그들은 두려움에 떱니다. 하지만 불과 1년 뒤 박정희에 의해 5•16 군사 쿠데타가 일어나 친일파들에게 다시 살 길이 열렸습니다. 그들은 이제 박정희의 공화당에 투신합니다. 사실은 박정희는 일제시대의 친일파였습니다. 일본 육사를 졸업하며 천황에게 혈서를 쓰고 자랑스러운 황국신민으로 공인받은 사람이었습니다. 마침내 박정희의 독재가 시작되었습니다.

박정희는 유신을 선포하고 헌법개정을 통해 자기가 죽을 때까지 대통령을 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국회? 까짓 거 필요 없습니다. 해산시켜 버립니다. 밤마다 비서실장을 시켜 여대생들 바꿔가며 밤 문화를 즐기다가 1979년 10월 26일, 그날도 여대생을 옆에 끼고 술을 마시다 김재규의 총에 맞아 죽습니다. 그리하여 친일파에게 다시 위기가 왔습니다. 아, 이놈의 위기는 잊을 만하면 옵니다.

그러나 또 구원투수가 등장합니다. 전두환이 12•12군사반란을 일으키며 정권을 장악한 겁니다. 친일파들은 이제 기꺼이 전두환의 품에 안깁니다. 1980년 5월 18월 광주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에게 총질을 하고 수많은 사람들을 죽입니다. 그리고 저희들끼리 모여 전두환을 대통령으로 선출합니다. 박정희 때에 공화당원이었던 자들이 이제는 전두환의 민정당을 구성합니다.

그러다 1987년 6월 또다시 위기가 찾아옵니다. 전국민이 대통령 직선제를 요구하며 거리로 쏟아져 나온 겁니다. 끝도 없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대통령을 너희들끼리 뽑는 게 아니라 국민이 직접 뽑겠다고 주장합니다. 노태우에게 대통령직을 넘겨주려던 전두환은 어쩔 수 없이 이에 굴복합니다. 그래서 마침내 대통령을 국민이 직접 뽑는 역사적인 선거가 시작되었습니다.

친일파들은 또다시 긴장합니다. 그러나 그들에게 정말 기적같은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오랫동안 민주화 운동을 함께 해왔던 김영삼과 김대중이 서로 대통령이 되겠다고 싸우다 후보단일화를 하지 못해 표가 갈라진 것입니다. 결국 노태우가 35.9%의 득표율로 턱걸이하며 대통령에 당선됩니다. 친일파는 또 살아남았습니다. 아, 미칠 노릇입니다.그리고 죽어도 대통령 한 번 해먹겠다고 결심한 김영삼은 마침내 노태우에게 항복합니다. 노태우, 김영삼, 김종필이 3당 합당을 하여 민자당을 만듭니다.

유일한 민주화 세력이 된 김대중은 고립됩니다. 그리고 그 다음 대선에서 민주화운동의 경력과 양심을 팔아넘기며 친일파, 군사독재 세력과 손을 잡은 김영삼은 마침내 꿈에 그리던 대통령에 당선됩니다. 당 이름을 '신한국당'이라고 바꿉니다. 그리고 경제를 하나하나 말아먹다가 1997년 IMF사태를 맞게 됩니다. 나라가 부도가 났습니다. 수 많은 회사들이 망해 넘어가고, 수 많은 사람들이 직장에서 쫓겨나고, 수 많은 사람들이 소주병을 들고 한강에 뛰어내리거나 목을 맸습니다.

신한국당은 이회창 후보를 내세워 슬쩍 한나라당으로 이름을 바꿉니다. 고작 당 이름을 바꾼 것만으로 나라를 부도 상태로 몰아넣은 그들은 대선에서 약 40%의 득표율을 기록합니다. 어이가 없는 일입니다. 그래도 간발의 차이로 마침내 김대중이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정권교체를 이루어냅니다. 친일파가 대한민국 건국 이후 최초로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사건이 벌어진 것입니다. 패닉에 빠진 그들은 5년만 참자고 다짐합니다. 5년 동안 열심히 김대중을 빨갱이라고 욕합니다. 스즈끼가 하림을 빨갱이라고 몰아붙였듯, 그들이 살아남는 길은 무조건 상대방을 빨갱이라고 몰아붙이는 것뿐입니다. 그러나 5년 뒤 선거에서 생각지도 않았던 노무현에게 또다시 패합니다. 미칠 것 같습니다. 다시 5년 동안 빨갱이라고 몰아붙입니다. 경제가 망했다고 외쳐댑니다. 서민경제가 파탄이라고 외쳐댑니다. 마치 IMF를 김대중이 일으킨 것 같은 착각마저 일어날 지경입니다.
어쨌든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서 친일파 명부를 만들고 진상을 조사하는 작업이 진행됩니다. 친일파들은 위기감을 느낍니다. 정치적인 탄압이라고 마구 훼방을 놓습니다. 그 과정에서 친일파의 '뉴라이트'가 결성됩니다. 그냥 상대방을 빨갱이로 모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낀 그들은 이제 자신들의 과거행적을 감추려 들지 않고 아예 맞불을 놓습니다. '식민지 시대가 좋은 시대'였다고 우기기 시작합니다. 친일행위를 정당화하는 것입니다. 과거 통계 자료들을 가져와 식민지 시대가 경제가 발전된 시기였고 '근대화 시대'였다고 주장합니다. 그것도 모자라 자신들을 '친일파'라고 부르지 말고 '근대화 세력'이라고 불러 달랍니다. 자신들을 군사독재 세력이라고 부르지 말고 근대화 세력이라고 불러 달랍니다.

그들의 논리는 간단합니다. '친일하면 어때, 경제만 살리면 됐지.', '독재하면 어때, 경제만 살리면 됐지.' 그리고 이명박을 밀어줍니다. '범죄자면 어때, 경제만 살리면 되지.', '사기꾼이면 어때, 경제만 살리면 되지.' 말도 안 되는 일인데, 이게 먹힙니다. 마침내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고, 뉴라이트는 새로운 정부의 각료로 곳곳에 포진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독재자 박정희의 딸 박근혜도 대통령이 됩니다. 이에 힘을 얻은 그들은 이제 역사 교과서가 '좌편향' 되어 있다고 주장하며 식민지 시대, 독재 시대를 '근대화 시대'로 바꾸려 하고 있습니다.

일제시대 친일파-자유당-공화당-민정당-민자당-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국민의힘으로 이어지는 보수 아닌 수구세력이 다시 또 정권을 잡겠다고 검찰당수 윤석열을 앞세워 정권교체를 외쳐대고 있습니다. 1945년 해방 이후 현재까지 대한민국의 75년 역사 중에서 그들이 권력을 놓친 시기는 겨우 지난 10년(김대중, 노무현)과 현재 5년(문재인)뿐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이 15년을 '잃어버린 15년'이라고 부르며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하여 어떻게 해서든지 권력을 되찾으려고 온갖 술수를 부리며 가짜 뉴스로 국민의 판단력을 흐리게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득권 카르텔이 바로 재벌-언론-검찰-사법부-토착 토건세력-국민의힘 정치세력으로 그들은 혼맥, 인맥으로 유대를 맺고 이 나라 각계각층 요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깨어 있는 국민의 촛불시위로 어렵게 이루어낸 민주화에 편승한 기득권 세력들은 겉으로는 자유민주주의를 외치고 있지만 실제로는 개혁에 저항하며 국민의 이익보다는 자신들의 이권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이익집단으로 현재 우리나라 보수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현명한 판단이 앞으로 선진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글의 제목과 부제는 내용에 맞게 새로 붙인 것입니다. - 자락학인 김영)

<출처: 김영 인하대학교 명예교수 페이스북 전재>

9일 대선의 역사적 의미

[2022-02-12 22:06:52 에 등록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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