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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 民畵 15 봄잠 설치며
작성자 : 鄭洋  (홈페이지)



민화 民畵  16

봄잠 설치며


눈 쌓인 긴긴 겨울밤도 지나고
봄꽃들 다투어 피고 지도록
가막소라도 끌려갔는지
기다리는 도둑은 오지 않고
도둑 대긴 여산댁이 도둑과 배맞은
쥐도 새도 모를 그 일이
동네방네 소문이 되어 찾아왔다

여산댁이 도둑과 배맞던 소리
여산댁 몸 허물어지던 소리를
가지가지로 보태어 시늉하면서
우물가에 자글자글 키득이던 아낙네들이
여산댁 저만큼 나타나면 금세 조용해졌다
어느 귀 밝은 고망쥐가 그날 밤
그 배맞는 소리 다 듣고 다 풀어놓았나
참말로 귀신 곡할 노릇이지만

그게 사실인 걸 어쩌랴 여산댁은
한세상 뻔뻔해질 수밖에 없다 누가
그 고망쥐 노릇을 했는지보다
더 궁금한 게 도둑의 안부다

봄잠 설치며 여산댁은
봄날 다 가기 전에
도둑이 도둑처럼 찾아올
그날만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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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25 11:18:38 에 등록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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