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洋의 홈



민화 民畵 17 허풍쟁이 1
작성자 : 鄭洋  (홈페이지)


민화 民畵  17   허풍쟁이 1

뻥쟁이나 허풍쟁이 나

몸통이 네 아름도 넘는
은행나무 품 넓은 그늘 아래
한쪽에서는 어른들이 장기를 두고
그 뒤에서 우리 꼬맹이들은
허풍쟁이 허생원 앞에 둘러앉아
옛날얘기 하나만 해달라고 졸랐다

“잠든 호랭이 가죽 베끼넌 이예기 혀주까?”
“그건 메뻔이나 드러씅게 딴 거 혀줘유”
“그러먼 오널 내가 직접 겨끈 이예기 혀주까?”
“어디 한번 혀봐유”

“오널 새보그 썰렁혀서 자믈 깨가꼬보닝게
  아 봉창무니 할짝 열려이떠라고, 그리서
  그 봉창문 닫고 다시 까무룩 자미 드는 차민디
  아 글씨 이따마난 황구렝이가 주둥이를 짝 벌림서나
  나한티 달라들지 안컨냐? 그리서 내가 잠쩌르
  그노므 황구렝이 벌린 주둥아리를 두 소느로
  쫘악 찌저버링게넌 구렝이 테가리 뼉다구드리
  우드득우드득 뿌러지고 그 뼉다구들 우드드득
  뿌러지는 소리 땜시 깜짝 놀래서 깨보닝게는
  아 글씨 황구렝이넌 온디간디 업꼬
  봉창문 문쌀드리 다 뿌러져 이찌 안컨냐? 그리서
  대목쟁이한티 그 봉창문 조께 고쳐달라고 시방
  사정사정 부탁혀노코 나오는 기리란다“

은행나무 몸통 뒤에서 장기두던 황영감이
그 소리 다 듣고 있었던지 말을 건넨다

  “구렝이 테가리예 무슨노므 빽다구가 이땅가?
   듣다듣다 첨 듣는 소리네“
  “아 글씨 그렁게 꿈소기라고 안 현능가?”
  “아 글씨 아뜰한티 뻥쟁이 노릇 좀 고만 좀 히여”
  “뻥쟁이라니? 시방 어따대고 시비랑가?”
  “뻥쟁이나 허풍쟁이나 다 가튼 말 아닝감?”
  “똥이 무서서 내가 피해갈라네
   다 운니라고 허는 소링게
   매급시 시비걸지 말더라고잉?”

“아 글씨 고만조만 좀 허셔유
   재밋넌 이예기 드름서나 무슨 시비대유?“

두 영감님 주고받는 말을 맞받아  
꼭 끼어들고픈 말을 꼬맹이들은 꾹꾹 참는다  

.........................................


[2021-12-04 14:13:26 에 등록된 글입니다.]



Copyright 1999-2023 Zeroboard / skin b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