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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고은, 중앙 일보, 1999.3
작성자 : 정동철 


새벽은

한사코 끗발이 죽는 노름판에
끗발이 끝끝내 꽉 막혀야
새벽이 온다
화톳불 식어가는 초상집에도
술독이 바닥난 주막집에도
꽁초까지 떨어져야 새벽이 온다
가물가물거리는
저 촛불이 꺼져버려야 비로소
새벽은 온다

- 정양 -

시인 정양이 석양 머리에 서 있으면 어느덧
저 세상의 신석정이 된다.
그런 얼굴이고 그런 긴 허리다.
그럼에도 그의 시는 꼭 목가적이지도 않고 심정적이지도 않다.
그에게는 일상적인 해학이 현실의 어둠 쪽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러다가 한바탕 소나기 삼형제 지나간 뒤의 적적한 마당에 그의 젖은 인기척이다.



[2006-12-06 17:21:40 에 등록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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