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선생은 은자의 삶처럼 세상으로 걸어나오시질 않았다. 그러나 그 삶이 세사에 대한 염증 때문이 아니라 바르지 못한 시대에 대한 자기 단죄의 혹독한 고행이었음을 오랜 날들이 지나서야 알게 되었다.

한시대의 가객이라는 말을 떠올린다. 선생이 부르는 노래 한 소절을 보고 듣고 있노라면 상처받은 짐승이 그 치렁치렁한 광야의 어둠 속에서 울고 있겠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아 그 비장함이라니 그 생살을 도려내는 울음소리라니. 나는 감히 떠든다. 노래의 절정에서 울려나오는 눈부신 쓸쓸함이, 그 일렁이는 시편들이 바로 여기에 있노라고. 정말이지 우리들 곁에 선생이 계시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이냐.